'연애'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8.03.08 <우연의 음악>: 연애와 사랑은 다르다 7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 2008.02.10 남자들이 말하는, 내 여자라 참을 수 있는 것 by 알 수 없는 사용자
  3. 2008.01.09 남녀가 결혼하고 싶어지는 순간 4 by 알 수 없는 사용자
  4. 2007.11.26 남자들의 이중적인 잣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5. 2007.11.26 여자들, 이런 남자가 좋다 한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6. 2007.11.21 남자들의 이중적 잣대 "너는 내 여자니까" 2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마지막 날 밤에 그녀가 말했다.
"나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당신한테 안 어울리는 여자라는 뜻은 아녜요. 당신은 자기 멋대로 하는 사람이니까 떠나야 한다면, 좋아요, 떠나야겠죠. 하지만 내가 여기 있다는 것만 기억해 둬요. 어쩌다가라도 누군가의 팬티 속으로 기어들고 싶어서 근질거리면 내 팬티를 맨 먼저 생각해요."
  - 폴 오스터, <우연의 음악>


: 저렇게 말할 수 있는 여자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그녀는 당신이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담하고 똑똑하다고? 저 태연한 선언 뒤에는 그렇게 '즉물적'이고 '굴욕적'(이라고 타이핑하는 순간, 나의 애정관, 혹은 남성관, 혹은 가장 거대한 욕구가 어떤 종류인지 백일하에 드러나는군요)인 대상으로 남는 한이 있더라도 그를 잃는 일만은 모면하려는 가여운 여자가 숨어 있다고? 그녀는 완벽하게 건조된 감정의 소유자이며, 그에게 바라는 것은 질척한 구애가 아니라 오직 단도직입적인 섹스 뿐이라고? 떠나는 발 뒤꿈치에 매달리고, 애정을 구걸하고, 끈끈한 눈물을 흘리고, 심장이 터져나갈 애정을 가감없이 보이는 짓이야 말로 남자를 도망치게 만드는 악행이라 믿는 그녀는, 실은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유혹의 대가라고? 서랍 속의 검정 양말처럼 흔하디 흔해서, 하나쯤은 줄어도 상관 없는 섹스 파트너에게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실험적인 화법을 시도해보는 초연한 여자라고? 실은 저런 여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그녀의 대사는 이 책을 쓴 폴 오스터가 남자이고, 그를 비롯한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의 대뇌 어딘가에 아련한 판타지로 저장되어 있는 '그 무언가'를 직설적으로 꺼내놓은 것이라고?
글쎄. 난 잘 모르겠습니다.  

어른이 되자 연애는 더 이상 발렌타인 데이의 초콜릿처럼 달콤하지 않았습니다. 소녀 취향의 판타지와 그를 향한 단순한 열정은, 연애가 사랑의 동의어가 아니며 실은 상대에게서 내 욕망을 채우려고 끙끙대는 구차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자취도 없이 증발했지요. 사랑은 다분히 관념적입니다. 이를 테면 신(神)이나 정의, 공중도덕처럼,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보다는 그저 믿어주어야 하는 가치인 것이죠. 그러나 연애는 금요일 오후 7시의 영화 티켓이나 언 손을 덥히는 36.5도의 체온이나 인터넷으로 주문한 콘돔 상자처럼 촉감이 있는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원할 수 없어요. 그래도 연애는 사랑을 지향하리라 믿었습니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 같네요.



"나는 당신에게 돌아오겠다고 했소. 난 지금 약속을 한 거요."
"나도 당신이 약속을 했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약속을 지킬 거라는 뜻은 아녜요."
 
- 폴 오스터, <우연의 음악>



: 또, 또 이럽니다. '연애소설'과는 KTX 타고 네 시간 거리쯤 떨어져 있는 <우연의 음악>에서 고작 이런 구절이나 집어내다뇨. 사실 이 책을 읽은 지는 꽤 됐습니다. 동대문의 헌책방에서 '오늘 막 들어온 헌책'(묘하게 역설적인 표현 아닙니까?)이라며 주인 아저씨가 뻐기듯 내줬던 책이죠. 읽은 지는 2년쯤 되어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백일몽처럼 들쑤시던 그 얼개 사이로 또렷한 것은 이 몇 문장 뿐이네요. 책을 읽던 그 무렵 골몰하던 생각 때문이었겠죠. 2006년의 나는 생각했습니다. 세상이 달라졌고 사람들이 변했고, 그래서 연애의 풍경도 예전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그 달라진 껍데기 안에 도사린 본질만은 그대로라고요. 2006년의 나는 또 궁금했습니다. 대체 나는 네게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믿어야 하나? 무엇을 가져야지 나는 너를 온전히 가졌다고 안도할 수 있나? 그리고 2006년의 나는 머리가 아팠습니다. 연인에게서 갈망하는 것은 1986년이나 2006년이나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이제는 내 진심을 보이는 것조차 전략과 전술이 되어 피 튀기는 연애의 전장을 이리저리 헤매야 하는 기분이었으니까요. 그때의 나는 이렇게 썼습니다. "'너만을 원한다'는 허물어진 고백보다는 섹스 후의 '즐거웠어, 그럼 안녕'이 쿨하고, '이제 너를 너무 사랑해서 나도 어쩔 수가 없어' 같은 끈끈한 호소는 그를 지구 반대편으로 도망치게 만들 거라는 강박. 밀었다가 당겼다가, 조였다가 풀었다가, 감추었다가 보여줬다가…를 반복하는 감정적인 첩보전이 연애란 말인가. 정말 그런 건가."       

2008년의 나는 생각합니다. 그것도 한 때구나. 조지 버나드 쇼는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점을 과장하는 흥미로운 과정”이라고 말했다는데, 그렇다면 연애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점을 은폐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 은폐에 지치거나 심드렁해지면 연애도 끝이 나겠죠. 그러니 연애가 언제나 사랑을 지향하는 건 아닌 셈입니다. 씁쓸하지만 받아들이기로 해요. 세상에는 불가항력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 <W KOREA> 2006년 3월호에 이 글의 일부가 실린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쓴 사람은 어쩐지 그때와는 꽤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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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 혹은 이모들과 쇼핑을 다녀보면 결심을 하게 된다. 다음 백화점 세일 기간에는 심한 감기에 걸리겠노라고. 그러나 여자친구와의 긴 긴 쇼핑이라면 좀 참아줄 수도 있을 터, 그녀에게 쇼핑은 오르가슴에 비할 만큼 결정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2. 군대까지 갔다 온 마당에, 누군가에게 간섭받고 잔소리 듣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그 상대가 엄마 아니라 누구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여자친구의 잔소리는 조금 다르다. 다소 귀찮을 때가 없지 않지만, 가끔은 가슴 뻐근한 감동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3. 눈물이 지나치게 많으면 가끔 짜증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여자친구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데 어느 용감함 남자가 짜증을 낼 수 있겠는가. 설사 그 눈물의 이유가 ‘아침 햇살이 너무 아름다워서’ 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이유일지라도 말이다.

4. 사람이 조심해야 할 3척이 있으니, 잘난 척, 예쁜(멋진) 척, 아는 척이다. 그러나 무엇이든 예외는 있기 마련, 내 여자친구라면 조금 참아 줄 수 있다. 척 좀 하면 어떤가? 자신이 전지현의 막강한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정도만 아니라면 말이다.
5. 가끔 마주치게 되는 이디오피아형 체형을 가진 여자들이 있다. ‘마른비만’이라 명명되는 그 ‘배만 볼록 나온’ 체형을 보게 되는 것은 심히 깨는 일이다. 그러나 내 여자친구의 경우라면 기어이 발상의 전환을 하고야 만다. 배가 나온 게 아니라 단지 장기(臟器)들이 약간 돌출된 거라고. 단, 다른 부분들만 유지 해준다면 말이다.

6. 끝도 없이 말을 하려고 드는 여자를 만나는 일은 참으로 고역이다. 게다가 별 영양가도 없는 수다를 듣느라 불덩이 같은 핸드폰에 귀를 붙이고 있는 상황이라도 되면, ‘닭’ 목을 ‘쳐’서 입에 넣어주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 사랑의 힘은 크고 놀라운 지라, 쉴 세 없이 쫑알거리는 그 입이 내 여자친구의 입이라면 귀여운 맛에 참아줄 수도 있는 것이다.
7. 술이 사약이라도 되는 듯 생각하고, 남녀 7세 부동석을 좌우명으로 생각할 정도로 꽉 막힌 여자들이 있다. 그런 경우 ‘10시 통금’ 정도는 기본이다. 다른 여자 같았다면, 갑갑하고 재미없는 여자라며 상종도 말자, 다짐했겠지만 내 여자친구라면 달라진다. 이 감각적이고 즉흥적인 시대에 그녀 같은 꽃도 드문 것이다. 가치란 희소성과 맞물려 있는 것 이니, 사랑스럽고 믿음직스럽다.

8. 평소 ‘외모는 중요치 않다’고 소리 높여 주창해왔던 남자라 할지라도, 만날 때마다 무릎 나온 트레이닝복에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는 여자를 좋아할 리 없다. 다만 여자친구인 경우에만 겨우 용서가 되는 것이니, 그녀에겐 내면의 아름다움이 있다며 애써 위로해 보는 것.
9. 백화점 명품 매장 앞에서 자꾸만 발길을 멈추는 그녀. 안타까울 정도로 강하게 욕망하는  눈빛. 남들이 그건 허영심이라고 욕한다 해도, 남자는 괜찮다.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먼 남자는 오히려 못 사줘서 미안해하는 바보가 되어 버리니까. 사실 다른 여자들이 그랬으면, 허파에 바람 든 X라고 욕했을지도 모른다.
10. 당연히, 남자는 여자를 공주처럼 모셔줘야 하는 거라고 은근히 주장하는 그녀들. 자신을 황후쯤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평소 툭하면 ‘네가 감히 어떻게’를 연발하는 그녀들의 불온한 사상을 내심 욕해 왔던 남자라도 여자친구의 경우라면 귀여운 응석정도로 받아 줄 수 있다.

11. 여자는 이슬 말고도 수 천 가지 음식을 먹고 살고, 물론 화장실도 간다는 것은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알아 버린 사실이다. 발 냄새는 물론 땀 냄새까지 홀딱 깨는 ‘체취’들이 어디 한두가지겠는가 만은, 내 여자니까 참아줄 수 있다.
12. 가끔 자신의 감정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여자들이 있다. 소나기만 내려도 우울해 지고, 작은 인형 선물에도 조증 환자처럼 흥분한다. 다른 여자 같았다면 ‘라이브 쌩쇼’를 한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내 여자친구라면 소녀 감성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13. 남녀가 평등하니 언제 어디서나 더치페이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던 남자. 평소 몇몇 여자들이 남자에게 술값, 밥값을 떠넘기려 하는 행태를 비난해 왔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내 여자친구 앞에서는 관대해진다.

14. 아직도, 당연히 여자는 약속 시간에 살짝 늦어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는 어처구니  없는 여자들이 있다. 살인적인 뙤약볕에 30분이나 서있게 하고도 “어머 미안” 한 마디로 때우는 여자친구. 그 앙큼한 속이 뻔하지만, 내 여자친구니까 간신히 참아 준다. 물론 그 인내의 유통기한은고작 6개월 정도지만.
15. 확실하게 알고 있는 명백한 사실을 가지고 누군가 억지를 부리는 경우, 남자는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여자친구의 억지라면 그냥 수긍해주는 척 할 수 있다.설사 그녀가 고래를 파충류라고 끝까지 우긴다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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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미지 갖다붙여 죄송 ^^;;

男 남자들은 이런 순간 결혼하고 싶어진다!


1 어떤 한 순간이라기보다 서른 둘을 넘기면서부터는 늘.
2 여자친구와 길을 걷는데 그녀가 팔짱을 끼며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댈 때.
3 지하철에서 귀여운 아기의 모습을 볼 때.
4 아무 조건 없이 나를 이해해주는 여자가 곁에 있다고 느낄 때.
5 여자친구랑 각자의 집으로 헤어지며 아쉬울 때.
6 멋진 가전제품을 보았을 때.
7 햇반에 컵라면 쓸쓸하게 혼자 먹을 때.
8 섹스하고 싶을 때.
9 다정하고 사랑스럽게 있는 커플을 볼 때
10. 모임에 나갔는데 나 혼자 싱글일 때.

女 여자들은 이런 순간 결혼하고 싶어진다!
 

1 남편이 돈 잘 벌어다 줘, 애는 가정부가 키워 줘, 경제적인 것에 전혀 영향을 안받는데다가 남편이 바람도 안 피는 유한마담 주부 친구를 볼 때, 그러나 난 피 토할 때까지 일해야 할 때.
2 어느 날 문득 내가 지금 당장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도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3 정기적으로 갖다 바치는 모텔비가 아까워 질 때.
4 영화나 드라마에서 완벽한 부부의 이상을 목격할 때.
5 홈쇼핑 채널을 보다가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에 나온 혼수 인기 품목이라는 매끈한 홈바용 냉장고를 봤을 때.
6 야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선 상황. 나는 택시를 못 잡아 애 먹고 있는데 마중 나온 남편의 ‘좋은 차’에 마님처럼 올라 타 유유히 사라지는 유부녀 동료를 목격했을 때.
7 저녁 때 헤어져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쉬울 때
8 혼수 준비하는 동료나 선배 언니를 볼 때. 고액의 가전제품이며 가구며 보석 등을 언제 또 저렇게 거침없이 사보겠나 싶어서.
9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내 집’ ‘내 공간’을 내 취향대로 꾸미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때. 10 취향 잘 맞는 남편과 함께 배낭메고 일년에 한 번씩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떠나곤 하는, 일과 결혼생활을 근사하게 병립시키고 있는 여자를 목격했을 때.

*위 내용은 <ALLURE> 재직 당시, 주변 남녀를 대상으로 간단히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여자의 입장이 보다 구체적인 이유는, 제가 여자이기 때문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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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가질 순 없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잃고, 하나를 손에 쥐면 하나는 슬며시 포기해야 하는 법. 여기 이상적인 여성을 그리는 남자들의 이중적인 잣대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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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슴 ‘실한’ 여자는 좋지만, 가슴 크기만큼 팔다리도 실한 여자는 곤란하다


2 나와의 외박을 위해 집에 전화해서 거짓말하는 여자는 귀엽지만, 한걸음 물러나 생각해보면 섬뜩해진다

3 도도한 여자는 정복해야할 산처럼 어딘가 매력적이지만, 자동차 문을 열어주기 전까지 내릴 생각을 안 하는 여자는 정중히 저 멀리 산 너머로 보내주고 싶다

4 미끈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여자가 좋지만, 면도기로 다리털 미는 여자를 보면 성전환 수술의 성공사례 같아 보인다

5 취미를 가진 여자는 좋지만, 블라이스 인형의 옷을 갈아입히기 위해 매주 동대문 원단시장에 따라가 줘야 하는 소녀라면 정리하고 싶다

6 나의 터치와 스킨십에 있어 사이다 병을 따듯 알싸한 탄식을 내뱉는 그녀는 섹시하지만, 싸구려 풍금처럼 ‘웅~ 헝~ 앙~’ 교태음의 교향곡을 작곡하는 그녀라면 직업여성 같아서 싫다

7 몸매관리에 열심인 그녀는 믿음이 가지만, 식사를 거르고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를 연발하는 그녀는 짜증스럽다

8 적당히 보이시한 여자의 머리는 쓰다듬어주고 싶지만, 카페에서 다리를 좌악 벌리고 앉는 여자라면 탄핵해버리고 싶다

9 손이 큰 그녀는 좋지만, 후배들의 술값을 책임지는 ‘동네 지갑’이 되는 그녀는 싫다

10 브랜드의 역사와 질을 중요시하는 여자는 똑똑해 보이지만, 치킨 한 마리를 먹기 위해 명동의 그 집으로 가야한다며 고집부리는 그녀는 귀찮다

11 눈치 빠른 그녀는 좋지만, 선물의 포장만 보고 내용물을 꿰뚫어 짐작하고 먼 산을 응시하는 그녀는 차라리 공포스럽다

12 선물에 인색하지 않은 그녀는 좋지만, ‘주말에 이거 입어’라면서 쇼핑백을 건네는 여자는 재수 없다

13 부킹의 표적이 되는 그녀는 좋지만, 부킹에 응하는 그녀는 싫다

14 키스를 잘하는 여자는 좋지만, 입술만 고집하는 여자는 싫다

15 전여옥을 싫어한다는 그녀는 좋지만, 왜냐는 나의 질문에 ‘생긴 게 마음에 안 들어서’라고 말하는 여자는 정말 싫다

16 섹시한 팬티를 즐기며 자랑하는 여자는 좋지만, 막상 안 해주는(?) 여자는 목을 조르고 싶다


17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읽으며 커피잔을 손에 쥔 여자는 등 뒤에서 끌어안고 싶어지지만, ‘책 읽는데 귀찮게 하지 말아!’라고 말하는 여자는 책 보따리 손에 들려서 무인도로 보내버리고 싶다

18 주말에 왜 집에만 틀어박혀 있느냐며 잔소리 하는 여자는 나름대로 귀엽지만, 나의 데이트 제안에 ‘자동차도 없이 거길 가I겠다고?’라고 말하는 그녀는 싫다

19 산전수전 다 겪었으므로 관대한 사랑에도 능숙한 그녀는 좋지만, ‘어젯밤 친구들하고 룸싸롱 가서 만난 파트너 예뻤어? 나보다 잘해?’라고 말하는 그녀라면 입맛마저 달아난다

20 외향적이고 대인관계 원만한 여자는 좋지만, ‘술한잔 하자’면서 걸려온 다양한 채널의 남성들의 전화에 친절히 응대하는 그녀를 보고 있자면 오만정 똑 떨어진다

21 깔끔한 여자는 좋지만, ‘이 머리카락 누구거야?’ X-파일의 스컬리 요원처럼 엄지와 집게 손가락 끝에 증거물을 들고 따져 묻는 여자는 질색이다

22 솔직담백하고 내숭 없는 그녀는 좋지만, 남자 직장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섹스타입 운운하는 여자는 마땅히 돌아가고 싶은 공공의 적처럼 느껴진다


23 내가 출장 간 사이 집에 들러 청소와 빨래를 말끔히 해놓은 여자와는 당장 결혼하고 싶지만, 나도 모르던 옛 여자와의 사진과 편지를 서랍에서 찾아낸 여자라면 집 열쇠를 되돌려 받고 싶다

24 노래를 잘하는 여자는 좋지만, 회식 자리에서 무대에 뛰어올라가는 여자는 싫다

25 술을 잘 마시는 여자는 좋지만, 아무 하고나 잘 마셔주는 여자는 싫다

26 여름 한 철을 위해 헤나를 시도하는 여자는 좋지만, 엉덩이에 지워지지 않을 문신 하나 새긴 그녀는 왠지 파란만장한 과거의 소유자 같아 멀리하고 싶다

27 자주 안부를 확인하는 그녀는 사랑스럽지만, 자야할 시간에도 기나긴 안부를 건네는 여자는 괴롭다

28 해외출장길, 무슨 선물 사다주느냐고 물었을 때 ‘선물은 무슨… 엽서나 한 장 사다줘’라고 말하는 여자는 좋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어?’ 가재미눈을 뜨며 돌변하는 여자는 싫다

29 코스모폴리탄적 세계관을 갖고 있는 여자는 훌륭하지만, 여름 휴가 계획을 동유럽이나 발리로 잡지 않는다고 스트레스 주는 여자는 때려주고 싶다

30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 그녀는 사랑스럽지만, 눈꼽을 뗄 때마저 뚫어져라 관찰하는 그녀는 부담스럽다

31 학창시절 미녀 삼총사의 일원이었던 그녀는 좋지만, 십년이 넘은 지금까지 그 추종자들과 접선 및 교류하는 그녀는 싫다

32 다양성에 대해 인정하는 여자는 좋지만, 다양한 구두와 핸드백에 목숨 거는 여자는 싫다

33 예쁜 여자는 좋지만 얼굴값 하는 여자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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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좋은 점만 조합해 '내 남자를 소개합니다' 외치고 싶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장점이 단점이 되고, 단점이 때론 장점이 되기도 하는 개개인의 성향. 그 대상이 나의 'the One'이라면 더더욱 그러해진다. '내 마음 나도 모를' 여자들의 이중적인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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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남자가 좋지만 어느 자리에서건 리더가 되어 모든 일정과 이벤트를 주도하며 피곤해하는 말 많은 남자는 싫다
2 옷 잘 입는 남자가 좋지만 한눈에 브랜드 읊어대고, 상표 뒤집어가며 확인하는 사치스런 남자는 싫다
3 내 무거운 짐이나 가방을 들어주는 남자는 좋지만 미니 토드백을 들고 여자 화장실 앞을 서성이는 남자는 꼴 보기 싫다
4 매트로 섹슈얼한 센스와 감성을 지닌 남자가 좋지만 게이로 오인 받는 남자는 싫다
5 활기차고 신선하며 애교 많은 연하남이 좋지만 만사를 내게 의지하려 들며 앙탈부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줘야 하는 남자는 싫다

6 잘 다려진 흰 셔츠, 깔끔한 깃과 소매는 사랑스럽지만 손가락으로 바닥과 책상의 먼지를 훑어대는 남자는 싫다
7 요리를 잘하는 남자가 좋지만 솜씨 발휘한 내 요리의 모자란 점을 예리하게 집어내는 섬세한 혓바닥의 소유자는 싫다
8 봄날의 고양이처럼 나른한 남자가 좋지만 그 나른함이 무능함으로 이어지는 남자는 싫다
9 나를 위해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남자가 좋지만 건강 운운하며 내게 콜라를 금하는 남자는 싫다
10 말 잘 듣는 머슴 같은 남자가 좋지만 자기 취향은 조금도 드러내지 않은 채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바보 같은 남자는 싫다

11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정서적으로 편안한 남자가 좋지만 내 눈치 보는 남자는 싫다
12 땀구멍과 콧털, 여드름의 흔적 없는 깨끗한 피부의 소유자가 좋지만 스킨, 로션, 에센스에 팩과 에스테틱까지, 여자보다 더 관리하는 남자는 싫다
13 섬세하고 우수에 차 보이는 남자는 좋지만 비 오는 거리를 하염없이 방황할 듯 비관적이고 시니컬한 남자는 싫다
14 어려운 환경에서 자수성가한 남자는 좋지만 집안의 기대가 하늘을 찌르는 건 싫다
15 보수적으로 나를 통제하지 않는 건 좋지만 스스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 생각하며 갑자기 인도로 떠나버릴 것처럼 자유분방한 건 싫다

16 친구 많은 남자가 좋지만 우정을 빌미로 나를 뒷전으로 미루는 남자는 싫다
17 존경할 수 있는 남자가 좋지만 그 인품과 지혜, 연륜에 맞추기 위해 스트레스 받으며 내 심신이 피곤해지는 건 싫다
18 여자한테 인기 많은 남자가 좋지만 모든 여자에게 잘해주는 남자는 싫다
19 선물도 잘 사주고 이벤트도 많이 만들고 근사한 외식 코스도 준비하는 남자가 좋지만 카드빚 있는 남자는 싫다
20 여자의 심리를 잘 이해해 여자들과도 대화가 잘 통하는 남자가 좋지만 그가 직장 여사원이나 학교 여자 동기들과 너무 죽이 잘 맞아 지내면 싫다

21 집안 배경이 든든한 남자가 좋지만 혼수를 많이 해 가야 하는 상황이라거나 그 남자가 효자면 딱 질색이다
22 식성이 까탈스럽지 않은 남자가 좋지만 영양탕이나 정력식품까지 잘 먹는 남자는 싫다
23기념일 잘 챙기며 항상 관심 갖고 챙겨주는 남자는 좋지만 내가 그런 것들을 까먹었다고 삐지는 남자는 싫다
24 거짓말 안하는 남자가 좋다. 하지만 뭐든지 곧이곧대로 얘기해서 상처 주는 남자는 싫다
25 머리 좋은 남자는 좋지만 머리가 너무 잘 돌아가 얍삽한 남자는 싫다

26 키 큰 남자가 좋지만 앉은키만 커서 다리 짧고 허리 긴 남자는 싫다
27 똑똑한 남자가 좋지만 잘난 체 하거나 나를 가르치려 들면 싫다
28 착한 남자가 좋지만 너무 착해 지 밥그릇 항상 못 챙기는 남자는 싫다
29 날 리드해 주는 남자가 좋지만 혼자 다 알아서 하는 남자는 싫다
30 사소하고 작은 일 하나까지 기억해 주는 남자가 좋지만 내게 불리할 만한 일들을 집요하게 오래 안고 가며 이를 악용하는 남자는 싫다

31 쿨하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남자가 좋지만 도가 지나쳐서 ‘어제는 연인, 오늘은 남남’으로 언제든 쿨하고 자유롭게 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싫다
32 술 잘 마시는 남자가 좋지만 매번 고주망태가 되어 주정부리고, 다음날 아침 겔겔대는 남자는 싫다
33 근육질의 남자가 좋지만 옷을 입었을 때 울뚝불뚝 튀어나오는 옷맵시를 지녔거나 주말에도 헬스장에서 살다시피 하는 남자는 싫다
34 대화가 잘 통하는 남자가 좋지만 나보다 말을 많이 하는 남자는 싫다
35 밥 잘 먹는 남자는 좋지만 배 나온 남자는 싫다

36 돈 많은 남자는 좋지만 돈 밝히는 남자는 싫다
37 잘생긴 남자는 좋지만 자신이 잘 생긴걸 아는 남자는 싫다
38 시를 잘 쓰는 남자는 좋지만 그의 직업이 시인인 건 싫고 노래 잘 보르는 남자가 좋지만 그의 직업이 가수인 건 싫다
39 작은 선물이라도 잘 챙겨주는 남자가 좋지만 그거 믿고 큰 선물 안해주는 남자는 싫다.
40 얼굴 작은 남자는 좋지만 나보다 얼굴 작은 남자는 싫다

41섹스를 잘하는 남자가 좋지만 섹스만 좋아하는 남자는 싫다
42 질투하는 남자는 좋지만 집착하는 남자는 싫다
42 나만 사랑해주는 남자가 좋지만 나밖에 모르는 남자는 싫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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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란 족속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던가? 대범한 척, 이해하는 척, 관대한 척 하면서도 결국 자기 여자 문제에 가서는 그간 꾹 눌러두었던 진짜 속내를 드러내고 말더란 말이다.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에게는 손수 불까지 붙여주며 진보적인 척 하다가도 자기 여자의 흡연에는 손사래를 치고, 사람에게 외모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점잖은 척 하다가도 결국 자기 여자의 외모에 대해서는 온갖 깐깐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무슨 경우인지. 때로는 뻔뻔하고, 때로는 막무가내라서 뉘우침조차 없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는 남자들의 증언, 증언, 증언.

내 여자라 참을 수 있는 것
1. 엄마 혹은 이모들과 쇼핑을 다녀보면 결심을 하게 된다. 다음 백화점 세일 기간에는 심한 감기에 걸리겠노라고. 그러나 여자친구와의 긴 긴 쇼핑이라면 좀 참아줄 수도 있을 터, 그녀에게 쇼핑은 오르가슴에 비할 만큼 결정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2. 군대까지 갔다 온 마당에, 누군가에게 간섭받고 잔소리 듣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그 상대가 엄마 아니라 누구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여자친구의 잔소리는 조금 다르다. 다소 귀찮을 때가 없지 않지만, 가끔은 가슴 뻐근한 감동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3. 눈물이 지나치게 많으면 가끔 짜증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여자친구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데 어느 용감함 남자가 짜증을 낼 수 있겠는가. 설사 그 눈물의 이유가 ‘아침 햇살이 너무 아름다워서’ 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이유일지라도 말이다.

4. 사람이 조심해야 할 3척이 있으니, 잘난 척, 예쁜(멋진) 척, 아는 척이다. 그러나 무엇이든 예외는 있기 마련, 내 여자친구라면 조금 참아 줄 수 있다. 척 좀 하면 어떤가? 자신이 전지현의 막강한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정도만 아니라면 말이다.

5. 가끔 마주치게 되는 이디오피아형 체형을 가진 여자들이 있다. ‘마른비만’이라 명명되는 그 ‘배만 볼록 나온’ 체형을 보게 되는 것은 심히 깨는 일이다. 그러나 내 여자친구의 경우라면 기어이 발상의 전환을 하고야 만다. 배가 나온 게 아니라 단지 장기(臟器)들이 약간 돌출된 거라고. 단, 다른 부분들만 유지 해준다면 말이다.

6. 끝도 없이 말을 하려고 드는 여자를 만나는 일은 참으로 고역이다. 게다가 별 영양가도 없는 수다를 듣느라 불덩이 같은 핸드폰에 귀를 붙이고 있는 상황이라도 되면, ‘닭’ 목을 ‘쳐’서 입에 넣어주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 사랑의 힘은 크고 놀라운 지라, 쉴 세 없이 쫑알거리는 그 입이 내 여자친구의 입이라면 귀여운 맛에 참아줄 수도 있는 것이다.

7. 술이 사약이라도 되는 듯 생각하고, 남녀 7세 부동석을 좌우명으로 생각할 정도로 꽉 막힌 여자들이 있다. 그런 경우 ‘10시 통금’ 정도는 기본이다. 다른 여자 같았다면, 갑갑하고 재미없는 여자라며 상종도 말자, 다짐했겠지만 내 여자친구라면 달라진다. 이 감각적이고 즉흥적인 시대에 그녀 같은 꽃도 드문 것이다. 가치란 희소성과 맞물려 있는 것 이니, 사랑스럽고 믿음직스럽다.

8. 평소 ‘외모는 중요치 않다’고 소리 높여 주창해왔던 남자라 할지라도, 만날 때마다 무릎 나온 트레이닝복에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는 여자를 좋아할 리 없다. 여자친구인 경우에만 겨우 용서가 되는 것이니, 그녀에겐 내면의 아름다움이 있다며 애써 위로해 보는 것.

9. 백화점 명품 매장 앞에서 자꾸만 발길을 멈추는 그녀. 안타까울 정도로 강하게 욕망하는  눈빛. 남들이 그건 허영심이라고 욕한다 해도, 남자는 괜찮다.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먼 남자는 오히려 못 사줘서 미안해하는 바보가 되어 버리니까.

10. 당연히, 남자는 여자를 공주처럼 모셔줘야 하는 거라고 은근히 주장하는 그녀들. 자신을 황후쯤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평소 툭하면 ‘네가 감히 어떻게’를 연발하는 그녀들의 불온한 사상을 내심 욕해 왔던 남자라도 여자친구의 경우라면 귀여운 응석정도로 받아 줄 수 있다.

11. 여자는 이슬 말고도 수 천 가지 음식을 먹고 살고, 물론 화장실도 간다는 것은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알아 버린 사실이다. 발 냄새는 물론 땀 냄새까지 홀딱 깨는 ‘체취’들이 어디 한두가지겠는가 만은, 내 여자니까 참아줄 수 있다.

12. 가끔 자신의 감정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여자들이 있다. 소나기만 내려도 우울해 지고, 작은 인형 선물에도 조증 환자처럼 흥분한다. 다른 여자 같았다면 ‘라이브 쌩쇼’를 한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내 여자친구라면 소녀 감성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13. 남녀가 평등하니 언제 어디서나 더치페이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던 남자. 평소 몇몇 여자들이 남자에게 술값, 밥값을 떠넘기려 하는 행태를 비난해 왔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내 여자친구 앞에서는 관대해진다.

14. 아직도, 당연히 여자는 약속 시간에 살짝 늦어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는 어처구니  없는 여자들이 있다. 살인적인 뙤약볕에 30분이나 서있게 하고도 “어머 미안” 한 마디로 때우는 여자친구. 그 앙큼한 속이 뻔하지만, 내 여자친구니까 간신히 참아 준다. 물론 그 인내의 유통기한은고작 6개월 정도지만.

15. 확실하게 알고 있는 명백한 사실을 가지고 누군가 억지를 부리는 경우, 남자는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여자친구의 억지라면 그냥 수긍해주는 척 할 수 있다.설사 그녀가 고래를 파충류라고 끝까지 우긴다하더라도 말이다.

내 여자라 참을 수 없는 것
1. 형제 많은 집에서 자란 여자친구. 덕분에 양보심도 많고 성격도 좋다. 그러나 지나치게 엄격한 그녀의 오빠는 치명적 결함으로 남는다. 오라버니는 연애도 안하시는 걸까. 해만 지면 전화해서 분위기를 망치는데,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오빠, 그건 ‘오바’라고요.

2. 아무래도 유년시절의 그녀는 <캔디>를 너무 열심히 시청한 것 같다. 항상 징징거리는 여자는 싫지만, 여자친구라면 가끔은 울어주고 엄살도 피워줘야 남자도 할일이 있는 것 아닌가. 언제나 이 앙다물고 뭐든 척척 잘 해내는 그녀는 연애도 일처럼 하려는 것인지. 누군가의 어깨가 전혀 필요 없는 그녀라면, 죄송하지만 사양하겠다.

3. 가끔은 사소한 것이 결정적이다. 의상, 헤어스타일 할 것 없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성장(盛粧)하고 나타난 여자친구. 그러나 화장하고 옷 입을 시간에 손, 발톱 정리도 좀 했으면 좋았을 것을. 때 낀 손톱과 발톱이 올 여름 트랜드가 아니라면 말이다.

4. 친절한 건 금자 씨 한 명으로 족하다. 누구에게든 너무나 친절하고 상냥한 그녀. 당신이 만인의 연인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 조금만 자제해 달라. 세상에 뿌려진 친절만큼 당신의 인기는 올라갈지 모르나, 남자는 착각이 심한 단순한 수컷들의 음험한 시선에 짜증나 한다. 

5. 남자보다 더 무뚝뚝하고 무심한 그녀는 부담스럽다. 아무리 덤덤한 남자라도 가끔은 여자의 애교 섞인 애정표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니, 애정표현을 너무 아끼지 말라. 지나치게 효율적인 언어습관은 남자를 지치게 한다.

6. 그녀는 오래된 경운기인가? 어찌 그리도 ‘털털’한가? 세상 온갖 남자들의 짓궂은 농담과 장난질을 고스란히 받아주는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고 좋아할 남자는 별로 없다. 혹 내 여자친구가 쉽게 생각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럴 땐 차라리 깍쟁이라는 평을 듣고 다니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7. 온 몸으로 자원봉사를 하려드는 여자친구는 슬쩍 짜증스럽다. 몸을 움직일 때 마다 슬쩍 슬쩍 보이는 속옷들. 짜증을 내는 나에게 ‘이 정도야 어때’ 라는 표정을 짓고 있으면, 눈앞으로 불자동차가 지나간다는 말이다. 로라이즈 진도 좋고 클레비지 룩도 좋으니, 제발 알아서 좀 가려주었으면. 작정하고 자원봉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8. 랜덤으로 내 홈피에 방문했다는 여자의 미니홈피까지도 친히 방문하사,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기시고, 그 여자의 사돈의 팔촌까지 파헤치고야 마시는 여자친구의 집념(?)은 머리를 쭈뼛쭈뼛하게 한다. 바람피우는 척만 해도 구족을 멸할 듯한 감시의 눈빛을 띠고 있는 그녀라면 야반도주라도 불사하고 싶다.

9. 술을 좋아할 수 있다. 그러나 주사는 애교스러운 수준에서 끝내주었으면. 술 먹으면 싸우고, 울고, 노숙마저 기꺼워한다면 어느 누가 좋아하겠는가. 술만 먹으면 행방불명이 되는 여자친구의 행방을 수소문 하는 짓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10.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는 여자친구. 그녀는 스트리트 파이터를 꿈꾸는 것일까? 제발 적당히 좀 해라. 행여, 나 없는 곳에서 무지막지한 남자와 시비라도 붙을 일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 진다.

11. 어디에서든 분위기 메이커가 되는 건 좋지만, ‘무규칙이종 개그우먼’이 되는 건 피해 주었으면 한다. 활달한 여자친구는 좋지만, 하늘 아래 부끄러운 것이 하나도 없는 여자친구는 당황스럽다. “네 여자친구 완전 웃긴데” 라는 칭찬은 아무래도 뒤끝이 개운치 않은 것이다.

12. 아무리 볼 것 못 볼 것 다 본 사이라도, 남자란 자신의 여자에게 약간의 환상을 남겨두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마사지를 해주기 위해 붙잡은 여자의 조막막한 발 곳곳에서 제거되지 않은 굳은살을 보았을 때, 그 뭔지 모를 허탈감이란 생각보다 크다.

13. 좋다. 어깨 끈 하나 달랑 달린 슬리브리스도 좋고, 가슴선이 훤히 보이는 룩도 좋고 다 이해할 수 있다. 허나, 이왕 입을 거면 예쁘게 입어 주면 좋겠다. 얼마 하지도 않는 ‘투명 어깨 끈’ 살 돈 조차도 없는 건가? 없다면 사채 빚을 내서라도 줄 테니, 그 너덜너덜한 어깨 끈만은 좀 버려 주시길.

14. 다이어트 하는 건 좋다. 하지만 입으로만 하는 다이어트라면 처음부터 하지 말았으면 한다. 꽃노래도 세 번이다. ‘다이어트 해야 되는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스트레스 받을 거라면, 차라리 그냥 먹고 튼튼하게 자라다오.

15. 그만하면 됐다는데도 끝까지 얼굴에 칼을 되겠다는 그녀.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사랑스럽다는 내 말은 옆 집 개 짖는 소리쯤으로 흘려들은 후, 끝끝내 비장한 얼굴로 수술을 받겠다고 우기면 있던 정도 떨어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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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은 영화 <작업의 정석>에서, 내용은 엘르 재직 당시 작성했던 원고에서 일부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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