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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21 남자들의 이중적 잣대 "너는 내 여자니까" 2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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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란 족속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던가? 대범한 척, 이해하는 척, 관대한 척 하면서도 결국 자기 여자 문제에 가서는 그간 꾹 눌러두었던 진짜 속내를 드러내고 말더란 말이다.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에게는 손수 불까지 붙여주며 진보적인 척 하다가도 자기 여자의 흡연에는 손사래를 치고, 사람에게 외모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점잖은 척 하다가도 결국 자기 여자의 외모에 대해서는 온갖 깐깐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무슨 경우인지. 때로는 뻔뻔하고, 때로는 막무가내라서 뉘우침조차 없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는 남자들의 증언, 증언, 증언.

내 여자라 참을 수 있는 것
1. 엄마 혹은 이모들과 쇼핑을 다녀보면 결심을 하게 된다. 다음 백화점 세일 기간에는 심한 감기에 걸리겠노라고. 그러나 여자친구와의 긴 긴 쇼핑이라면 좀 참아줄 수도 있을 터, 그녀에게 쇼핑은 오르가슴에 비할 만큼 결정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2. 군대까지 갔다 온 마당에, 누군가에게 간섭받고 잔소리 듣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그 상대가 엄마 아니라 누구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여자친구의 잔소리는 조금 다르다. 다소 귀찮을 때가 없지 않지만, 가끔은 가슴 뻐근한 감동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3. 눈물이 지나치게 많으면 가끔 짜증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여자친구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데 어느 용감함 남자가 짜증을 낼 수 있겠는가. 설사 그 눈물의 이유가 ‘아침 햇살이 너무 아름다워서’ 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이유일지라도 말이다.

4. 사람이 조심해야 할 3척이 있으니, 잘난 척, 예쁜(멋진) 척, 아는 척이다. 그러나 무엇이든 예외는 있기 마련, 내 여자친구라면 조금 참아 줄 수 있다. 척 좀 하면 어떤가? 자신이 전지현의 막강한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정도만 아니라면 말이다.

5. 가끔 마주치게 되는 이디오피아형 체형을 가진 여자들이 있다. ‘마른비만’이라 명명되는 그 ‘배만 볼록 나온’ 체형을 보게 되는 것은 심히 깨는 일이다. 그러나 내 여자친구의 경우라면 기어이 발상의 전환을 하고야 만다. 배가 나온 게 아니라 단지 장기(臟器)들이 약간 돌출된 거라고. 단, 다른 부분들만 유지 해준다면 말이다.

6. 끝도 없이 말을 하려고 드는 여자를 만나는 일은 참으로 고역이다. 게다가 별 영양가도 없는 수다를 듣느라 불덩이 같은 핸드폰에 귀를 붙이고 있는 상황이라도 되면, ‘닭’ 목을 ‘쳐’서 입에 넣어주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 사랑의 힘은 크고 놀라운 지라, 쉴 세 없이 쫑알거리는 그 입이 내 여자친구의 입이라면 귀여운 맛에 참아줄 수도 있는 것이다.

7. 술이 사약이라도 되는 듯 생각하고, 남녀 7세 부동석을 좌우명으로 생각할 정도로 꽉 막힌 여자들이 있다. 그런 경우 ‘10시 통금’ 정도는 기본이다. 다른 여자 같았다면, 갑갑하고 재미없는 여자라며 상종도 말자, 다짐했겠지만 내 여자친구라면 달라진다. 이 감각적이고 즉흥적인 시대에 그녀 같은 꽃도 드문 것이다. 가치란 희소성과 맞물려 있는 것 이니, 사랑스럽고 믿음직스럽다.

8. 평소 ‘외모는 중요치 않다’고 소리 높여 주창해왔던 남자라 할지라도, 만날 때마다 무릎 나온 트레이닝복에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는 여자를 좋아할 리 없다. 여자친구인 경우에만 겨우 용서가 되는 것이니, 그녀에겐 내면의 아름다움이 있다며 애써 위로해 보는 것.

9. 백화점 명품 매장 앞에서 자꾸만 발길을 멈추는 그녀. 안타까울 정도로 강하게 욕망하는  눈빛. 남들이 그건 허영심이라고 욕한다 해도, 남자는 괜찮다.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먼 남자는 오히려 못 사줘서 미안해하는 바보가 되어 버리니까.

10. 당연히, 남자는 여자를 공주처럼 모셔줘야 하는 거라고 은근히 주장하는 그녀들. 자신을 황후쯤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평소 툭하면 ‘네가 감히 어떻게’를 연발하는 그녀들의 불온한 사상을 내심 욕해 왔던 남자라도 여자친구의 경우라면 귀여운 응석정도로 받아 줄 수 있다.

11. 여자는 이슬 말고도 수 천 가지 음식을 먹고 살고, 물론 화장실도 간다는 것은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알아 버린 사실이다. 발 냄새는 물론 땀 냄새까지 홀딱 깨는 ‘체취’들이 어디 한두가지겠는가 만은, 내 여자니까 참아줄 수 있다.

12. 가끔 자신의 감정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여자들이 있다. 소나기만 내려도 우울해 지고, 작은 인형 선물에도 조증 환자처럼 흥분한다. 다른 여자 같았다면 ‘라이브 쌩쇼’를 한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내 여자친구라면 소녀 감성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13. 남녀가 평등하니 언제 어디서나 더치페이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던 남자. 평소 몇몇 여자들이 남자에게 술값, 밥값을 떠넘기려 하는 행태를 비난해 왔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내 여자친구 앞에서는 관대해진다.

14. 아직도, 당연히 여자는 약속 시간에 살짝 늦어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는 어처구니  없는 여자들이 있다. 살인적인 뙤약볕에 30분이나 서있게 하고도 “어머 미안” 한 마디로 때우는 여자친구. 그 앙큼한 속이 뻔하지만, 내 여자친구니까 간신히 참아 준다. 물론 그 인내의 유통기한은고작 6개월 정도지만.

15. 확실하게 알고 있는 명백한 사실을 가지고 누군가 억지를 부리는 경우, 남자는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여자친구의 억지라면 그냥 수긍해주는 척 할 수 있다.설사 그녀가 고래를 파충류라고 끝까지 우긴다하더라도 말이다.

내 여자라 참을 수 없는 것
1. 형제 많은 집에서 자란 여자친구. 덕분에 양보심도 많고 성격도 좋다. 그러나 지나치게 엄격한 그녀의 오빠는 치명적 결함으로 남는다. 오라버니는 연애도 안하시는 걸까. 해만 지면 전화해서 분위기를 망치는데,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오빠, 그건 ‘오바’라고요.

2. 아무래도 유년시절의 그녀는 <캔디>를 너무 열심히 시청한 것 같다. 항상 징징거리는 여자는 싫지만, 여자친구라면 가끔은 울어주고 엄살도 피워줘야 남자도 할일이 있는 것 아닌가. 언제나 이 앙다물고 뭐든 척척 잘 해내는 그녀는 연애도 일처럼 하려는 것인지. 누군가의 어깨가 전혀 필요 없는 그녀라면, 죄송하지만 사양하겠다.

3. 가끔은 사소한 것이 결정적이다. 의상, 헤어스타일 할 것 없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성장(盛粧)하고 나타난 여자친구. 그러나 화장하고 옷 입을 시간에 손, 발톱 정리도 좀 했으면 좋았을 것을. 때 낀 손톱과 발톱이 올 여름 트랜드가 아니라면 말이다.

4. 친절한 건 금자 씨 한 명으로 족하다. 누구에게든 너무나 친절하고 상냥한 그녀. 당신이 만인의 연인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 조금만 자제해 달라. 세상에 뿌려진 친절만큼 당신의 인기는 올라갈지 모르나, 남자는 착각이 심한 단순한 수컷들의 음험한 시선에 짜증나 한다. 

5. 남자보다 더 무뚝뚝하고 무심한 그녀는 부담스럽다. 아무리 덤덤한 남자라도 가끔은 여자의 애교 섞인 애정표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니, 애정표현을 너무 아끼지 말라. 지나치게 효율적인 언어습관은 남자를 지치게 한다.

6. 그녀는 오래된 경운기인가? 어찌 그리도 ‘털털’한가? 세상 온갖 남자들의 짓궂은 농담과 장난질을 고스란히 받아주는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고 좋아할 남자는 별로 없다. 혹 내 여자친구가 쉽게 생각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럴 땐 차라리 깍쟁이라는 평을 듣고 다니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7. 온 몸으로 자원봉사를 하려드는 여자친구는 슬쩍 짜증스럽다. 몸을 움직일 때 마다 슬쩍 슬쩍 보이는 속옷들. 짜증을 내는 나에게 ‘이 정도야 어때’ 라는 표정을 짓고 있으면, 눈앞으로 불자동차가 지나간다는 말이다. 로라이즈 진도 좋고 클레비지 룩도 좋으니, 제발 알아서 좀 가려주었으면. 작정하고 자원봉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8. 랜덤으로 내 홈피에 방문했다는 여자의 미니홈피까지도 친히 방문하사,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기시고, 그 여자의 사돈의 팔촌까지 파헤치고야 마시는 여자친구의 집념(?)은 머리를 쭈뼛쭈뼛하게 한다. 바람피우는 척만 해도 구족을 멸할 듯한 감시의 눈빛을 띠고 있는 그녀라면 야반도주라도 불사하고 싶다.

9. 술을 좋아할 수 있다. 그러나 주사는 애교스러운 수준에서 끝내주었으면. 술 먹으면 싸우고, 울고, 노숙마저 기꺼워한다면 어느 누가 좋아하겠는가. 술만 먹으면 행방불명이 되는 여자친구의 행방을 수소문 하는 짓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10.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는 여자친구. 그녀는 스트리트 파이터를 꿈꾸는 것일까? 제발 적당히 좀 해라. 행여, 나 없는 곳에서 무지막지한 남자와 시비라도 붙을 일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 진다.

11. 어디에서든 분위기 메이커가 되는 건 좋지만, ‘무규칙이종 개그우먼’이 되는 건 피해 주었으면 한다. 활달한 여자친구는 좋지만, 하늘 아래 부끄러운 것이 하나도 없는 여자친구는 당황스럽다. “네 여자친구 완전 웃긴데” 라는 칭찬은 아무래도 뒤끝이 개운치 않은 것이다.

12. 아무리 볼 것 못 볼 것 다 본 사이라도, 남자란 자신의 여자에게 약간의 환상을 남겨두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마사지를 해주기 위해 붙잡은 여자의 조막막한 발 곳곳에서 제거되지 않은 굳은살을 보았을 때, 그 뭔지 모를 허탈감이란 생각보다 크다.

13. 좋다. 어깨 끈 하나 달랑 달린 슬리브리스도 좋고, 가슴선이 훤히 보이는 룩도 좋고 다 이해할 수 있다. 허나, 이왕 입을 거면 예쁘게 입어 주면 좋겠다. 얼마 하지도 않는 ‘투명 어깨 끈’ 살 돈 조차도 없는 건가? 없다면 사채 빚을 내서라도 줄 테니, 그 너덜너덜한 어깨 끈만은 좀 버려 주시길.

14. 다이어트 하는 건 좋다. 하지만 입으로만 하는 다이어트라면 처음부터 하지 말았으면 한다. 꽃노래도 세 번이다. ‘다이어트 해야 되는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스트레스 받을 거라면, 차라리 그냥 먹고 튼튼하게 자라다오.

15. 그만하면 됐다는데도 끝까지 얼굴에 칼을 되겠다는 그녀.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사랑스럽다는 내 말은 옆 집 개 짖는 소리쯤으로 흘려들은 후, 끝끝내 비장한 얼굴로 수술을 받겠다고 우기면 있던 정도 떨어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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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은 영화 <작업의 정석>에서, 내용은 엘르 재직 당시 작성했던 원고에서 일부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